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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사노무

채용;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이제 그만 할 때

by MIR.K 202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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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르 대리는 올해에만 5번 째 채용공고문을 작성중이다. 최근 수시, 상시 채용형태로 변화한 채용 트렌드 때문이 아니다. 신입사원을 뽑으면 1년도 되지 않아 퇴사하는 인원이 30%에 달하기 때문에 인원 충원을 하기 위해 계속해서 채용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그만하고 우리 기업에 오래 다닐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까?

우리 조직에 알맞은 사람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채용은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다. 지원자를 확보하는 과정인 모집과 지원자 중 조직,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별하는 선발이 채용의 두 가지 과정이다. 이번 글에서는 선발과정에 집중하여 우리 조직과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고 선별해낼 수 있는지 알아보자.

 

 1. 선발의 목적; 최고의 인재가 아니라 적합한 인재를 찾아라.

 성공적인 선발이란 채용절차를 거쳐 입사한 종업원이 높은 성과를 창출하며 오랜기간 우리 조직에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채용한 종업원과 부여할 직무가 잘 맞아야하고(직무 적합성), 해당 종업원이 우리 조직에 오랫동안 근무하려면 조직과 사람이 잘 맞아야 한다.(조직 적합성)

 적합성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알아보기 전에, 평가와 선발에 대한 우리의 무의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부분의 인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게 된다. 그리고 평가된 점수에 따라 전국의 수험생의 등수(등급)이 매겨지며 그 등수에 해당하는 학교(이른바 대학 서열)와 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국가 중대사 수준의 수능시험은 일반적으로 (대학)진학의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취업의 경우도 취업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대학)과 취준생(수험생)에 대해서도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채용(시험) 절차를 응시하는 수많은 취준생(수험생)이 있고 그 성적에 따라서, 성적에 해당하는 기업(이른바 기업 및 직군 서열)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학교의 다음 단계가 아니며, 기업 내 실무의 영역은 학문의 영역과 유사한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주 많이 다르다.(일머리와 공부머리가 다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채용 실무로 돌아와서, '똑똑한 사람을 뽑아 놓으면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① 외부 시장(고객)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직원을 교육 시켜서 새로운 직무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은 그 기간동안의 시장기회를 버리는 행위이다. ② 그 똑똑한 사람이 우리 회사에 왜 남아있어야 하나? 우리회사는 그만큼의 가치를 지닌 회사인가?

 이 두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적합성이 높은 직원을 뽑는 것이다. 똑똑하지 않은, 시험 성적이 낮은 사람을 뽑자는 얘기가 아니다. 시험은 머리속에서 지워라. ①우리는 시장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기에 현재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하며 ②우리 조직(문화)에 잘 융화되고 오래다닐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2. 선발 의사결정; 적합성을 찾는 방법

 우선 조직적합성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는 방법은 우리 조직에 오래 근속한 사람의 프로필을 분석하여 이와 유사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다. 이 때 프로필이란 장기근속집단의 학력, 전공, 성별 등의 바이오 데이터와 기업의 인재상 그리고 피스케(D. Fiske)등이 주장한 Big5 모델의 성격유형(외향성, 조화성, 성실성, 감정 안정성, 개방성)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상적 프로필과 유사한 프로필을 가진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 

 유의할 점은 조직적합성을 고려하는 것은 선발하고자 하는 사람이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장기근속집단의 이상적 프로필 유형과 유사한 형태를 가진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그림을 예로 들면 지원자 A가 지원자 B와 비교할 때 조화성과 성실성이 아주 높게 나타났다면 우수한 인재이니 선발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 B가 조화성과 성실성의 절대 점수는 낮지만 조직의 이상적 프로필과 형태가 유사하기 때문에 지원자 B를 선발할 경우 조직에 잘 융화되어 오래 근속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다음으로 직무적합성이 높은 사람을 뽑는 방법으로 예측치와 준거치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측치(predictors)는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가 획득한 점수를 말하며, 준거치(crterion)는 기업(조직)의 표준적인 성과달성 수준을 말한다. 우리는 준거치가 높은 사람(성과가 높은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채용(시험)을 통해 선발을 하니까 예측치가 높은 사람(채용 시험을 잘 본 사람)이 성과가 높은 사람이 되도록 기업의 인사평가와 채용(시험)은 정확히 연계되어야 한다.

우리는 선발시험 여부와 무관하게 일을 잘할 사람을 뽑아야한다.(선발시험도 잘보면 더 좋고)

 채용시험을 통해 지원자를 선별하는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위의 그림과 연계하여 살펴보면 ① 시험은 잘 봤는데 일은 못하는 사람을 뽑은 경우(그래프 오른쪽 하단) ② 사실 뽑았으면 일을 잘했을 텐데 시험을 못봐서 떨어진 사람의 경우(그래프 왼쪽 상단)의 2가지가 그 예이다.

 위의 오류 중 ② 유형의 오류보다 ① 유형의 오류가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일을 못하니까) 일반적으로는 채용전형의 합격 컷을 높게 설정하는 방법을 통해 ② 유형의 오류가 더 많이 발생하더라도 ① 유형의 오류를 줄이는 방법으로 전형을 설계하게 된다.

 사실 예측치와 준거치를 일치시키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선발하고자 하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일을 시켜보고(인턴, 계약직) 업무 성과에 따른 인사평가를 실시하여 성과가 높은 사람들을 선발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기업 내부의 예산 문제도 수반할 뿐 아니라, 현행법(근로기준법 등) 상으로도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선발도구를 활용하여 채용전형을 진행하고 입사자를 선별하게 된다.

 

3. 선발도구;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한 적합한 선발도구를 찾자.

 채용에 활용할 수 있는 선발도구는 역량기술서 평가, 직무(전공) 시험, 구조화된 면접 등이 있는데 선발 도구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보다는(도구는 항상 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찾아서 활용하면 된다) 내가 선택한 선발도구들이 정말 실효성이 있는 도구인지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선발도구는 채용전형을 통과하고 입사한 인원이 미래에 어떤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① 입사 인원의 미래 직무성과 예측가능성과 ②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번째 미래 성과 예측가능성은 우리가 직무적합성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선발도구를 선택하였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는 현재타당성, 예측타당성, 내용타당성, 구성타당성 평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타당성(현직자-지원자 비교)이란 개발한 선발도구를 현재 그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직자에게 적용시킨 시험결과를 기준으로 채용전형 지원자에게 적용하는 방법을 말하며, 예측타당성(지원자 현재-미래 비교)은 채용전형을 통해 입사한 인원들의 향후 직무성과를 비교하는 방법을 말한다. 내용타당성이란 선발도두가 실제 기업의 직무나 의사결정 상황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나타내주는 방법이며(조직 내 회의는 설교와 훈화시간일 뿐 토론이라고는 없는 데 토론 면접을 실시하면 안된다), 구성타당성은 선발도구의 평가항목과 평가방법이 전문가의 자문등을 통해 공인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만한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타당성있는 채용을 진행하여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자.

 두번째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부분은 평가결과가 안정적으로 일관성 있게 측정되어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는가 하는 문제이다. 신뢰성을 확보하였는지 검증하는 방법으로는 ①재실시 검증, ②대체형식에 의한 검증, ③평가자간 신뢰성 검증, ④내적 일관성 검증 방법이 있다.

 재실시 검증은 동일한 테스트를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동일한 집단을 대상으로 다시 실시하여 두 측정치를 비교하는 방법이며(측정결과가 비슷하면 신뢰성↑), 대체형식에 의한 신뢰성 검증은 유사한 난이도의 동일 유형 시험을 실시하여 두 측정치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평가자간 신뢰성 검증은 복수의 평가자를 활용할 경우 평가자들 간의 평가점수 유사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며 내적 일관성 검증은 하나의 평가기준(특성) 내 평가항목(성실성, 조화성 등)에 부여한 점수의 유사성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4. 그래서 신입직원의 이직율은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조직 적합성과 직무 적합성을 고려하여 채용절차가 마무리 되었다. 선발을 잘 했다고 하더라도 신입직원의 이직율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럼 실제 이직율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이직과 관련한 mitchell의 직무배태성(Job Embeddedness) 이론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예 직무임베디드이론으로 이름을 지었으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직무배태성 이론은 종업원의 자발적 이직을 결정하는 요소로 ① 연결고리(직장을 통해 형성한 인간관계), ②적합성(조직과 직무와의 적합성), ③개인적 희생(직장을 떠남으로서 잃을 물질적 정신적 비용)의 3가지를 말한다. 

 선발과정이 조직 적합성과 직무 적합성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은 직무배태성 이론의 요소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입사한 신입직원에게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여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어야 하며, 물질적 비용(급여, 복지 등)과 정신적 비용(안정감, 소속감 등)을 최대한 제공하여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신입직원들의 이직율이 높은 이유와 MZ세대의 특성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서적과 기사가 많이 나왔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치관이 변화하고 세대의 특성도 변화하며 그런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채용 업무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그 성과가 내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그 원인을 외부환경으로 돌리려는 태도는 매우 책임감이 없어보이며,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전혀 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상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그것이 조직적 차원의 업무 수행이든 개인적 차원의 업무 수행이든 내부적으로 어떤 요인이 문제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때, 구체적으로 우리가 수정 또는 보완해야하는 과업을 찾을 수 있고 해결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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